삼성전자, 임원 70% ‘물갈이’

창사이래 최대 폭… 560여명 교체

이관범기자 frog72@munhwa.com

삼성전자가 21일 임원급 70% 이상의 보직을 바꾸는 등 그룹 창립 이래 사상 초유의 조직 개편 및 보직변경 인사를 단행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6일 대대적인 사장단 물갈이 인사와 19일 기술·해외영업 중심의 최소한의 임원 승진 인사를 실시한 데 이어 이날 조직개편 및 보직인사를 실시, 글로벌 경기침체 위기에 대응한 비상 체제와 조직 슬림화, 창조적인 조직으로의 대혁신 등을 핵심으로 하는 ‘뉴 삼성전자’의 청사진을 총체적으로 제시했다.

삼성 관계자는 이날 “오전에 최고위급 임원들이 모여 경영회의를 가진 뒤 조직개편과 보직인사 계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특히 이번 보직 인사는 물러나는 임원과 자리를 이동하는 임원까지 합하면 전체 임원 가운데 무려 70% 정도가 교체된 것”이라며 “역대 최대 규모인 560여명의 보직인사”라고 설명했다.

전문성이 강한 연구개발(R&D) 분야를 제외하면 사실상 대부분의 임원을 세대교체하거나 자리를 바꾼 셈이다. 삼성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한 자리에 오래 머물면 전문성은 강화될 수 있으나 매너리즘에 빠질 수 밖에 없다”며 “새로운 발상을 위한 창조적인 조직으로 체질을 바꾸기 위한 혁명적인 조치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6일 사장단 인사에서 예고했듯이 전체 조직 체계를 기존 6대 총괄·12개 사업부 체제에서 양대부문(부품과 제품)·10개 사업부 체제로 전면 개편했다.

이에 따라 부품 중심의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산하의 4개 사업부(메모리·시스템LSI·스토리지·LCD)와 제품 중심의 ‘디지털미디어커뮤니케이션(DMC)’ 부문 산하의 6개 사업부(무선·네트워크·컴퓨터시스템·생활가전·디지털프린팅·영상디스플레이)로 통폐합했다.

각 부문장은 이윤우 부회장과 최지성 사장이 각각 총괄한다. 본사 인력은 기존 1400명 가운데 200명을 남긴 채 대부분을 현장으로 내려보낸다.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사장단협의회에서 “(본사 조직을 사업장에 내려 보내고 제품과 부품 양대 부문으로 개편한 것은) 현장을 강화하고 경영 스피드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휴대전화·MP3플레이어·컴퓨터 등의 컨버전스(융합)추세에 맞춰 이들 사업조직을 한데 모아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해외부문의 경우 사장급 3명이 물러나는 등 현장 사령탑이 전무·부사장급으로 대폭 교체됐으며, 전자 사장단 수는 기존 15명에서 10명이 됐다.

국내영업사업부는 한국총괄로 격상시키고 8개 해외총괄은 DMC 산하로 이관,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했다. 이밖에 감사팀은 사후 경영진단보다는 사전적 경영컨설팅 등에 주력키로 하고 녹색경영전담조직이 신설된다. 또 상생협력실 산하에 상생경영위원회 사무국을 신설했다.

이관범·김만용기자 frog72@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9-01-21
Posted by 세모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