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23&aid=0001949539

해외 품질관리 실패가 부른 `이물질 쇼크`






◆Biz Trend / Global Biz Trend◆

요즘 생쥐깡과 참치칼날 등으로 대표되는 이물질 문제로 사회 전반이 시끄럽다.

이런 일은 과거에도 종종 있었고 그때마다 사회적 이슈가 됐다. 과거와 지금의 이물질 쇼크 사이에는 한 가지 중요한 차이가 있다. 과거에는 주로 국내에서 발생하는 문제였다면 최근에는 중국 동남아 등 해외 부문에서 조달하거나 생산한 제품 때문에 문제가 종종 불거지고 있다는 것이다.

품질 불량 문제는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에 직접적으로 나쁜 영향을 주는 사건이다. 더 심각할 경우 품질이 글로벌 경영의 발목을 잡으며 기업의 존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VK모바일이라는 국내 휴대폰 제조업체가 해외생산 제품의 품질 문제로 실패한 대표적인 사례다. 반면 도요타자동차와 베네통은 그들만의 균등한 고품질 제품 생산방식을 확립해 세계적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 모토롤라보다 앞섰던 VK모바일의 몰락

= 흔히 슬림형 휴대폰의 원조를 얘기하면 모토롤라의 레이저(RAZR)를 얘기한다. 사실 레이저보다 먼저 슬림형 휴대폰을 시장에 출시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던 회사가 있다.

이제는 이름조차 가물가물한 우리나라 중소업체인 VK모바일이다.

1997년에 설립된 VK모바일은 2003년에 무게 48g, 두께 8.8㎜인 세계에서 가장 얇은 슬림형 휴대폰을 출시했다. 저가 모델이었던 이 휴대폰은 세계 최초로 두께 1㎝의 벽을 깨며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혁신적인 디자인을 발판으로 VK모바일은 국내외에서 급격한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주문이 급격하게 늘어나며 2004년에는 중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했는데 이것이 VK모바일에는 치명타가 되고 말았다.

기대를 모았던 중국에서는 VK모바일이 당초 원했던 품질의 제품이 생산되지 않았기 때문. 주문 물량을 맞추기 위해 제품 출시는 계속됐지만 휴대폰 불량 문제가 계속해서 불거지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불만과 해외 바이어들의 클레임 제기 등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게 된다.

결국 창조적 디자인과 저렴한 가격이라는 강점에도 불구하고 품질관리에 실패한 VK모바일은 2006년 부도 처리와 함께 시장에서 퇴출되고 말았다.






◆ 표준화된 품질 유지로 신뢰 얻은 도요타

= 일본의 대표 기업인 도요타자동차는 자신만의 독특한 생산방식인 TPS(Toyota Production System)를 갖고 있다.

TPS란 원자재 재고를 극소화한 JIT(Just In Timeㆍ필요 부품을 즉시 공급해 최저 재고를 실현하는 생산방식)와 카이젠(지속적인 개선활동)이라는 품질개선 활동을 합쳐서 만든 도요타만의 생산방식이다.

도요타는 JIT를 위해 수많은 협력업체를 자동차의 개발 단계에서부터 참여시켰다. 필요할 경우 고품질의 부품을 바로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해 재고비용도 최소화했다.

또 카이젠을 통해 낭비요소 제거와 품질개선 활동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저비용 고품질의 자동차를 만들게 됐다.

1980년대부터 해외로 생산기지를 확대하기 시작한 도요타는 해외 사업장에도 TPS(JIT+카이젠)를 동일하게 적용했다.

생산-품질 관리시스템을 연결해 품질검증 체계를 구축하고 단일 기업으로서 시스템과 품질을 일관성 있게 유지해 전 세계 어디서든 동일한 품질의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게 했다. 도요타 렉서스의 해외 생산량은 1980년 8만4000대에서 2006년 400만대 가까이 늘어났지만 고객의 신뢰는 변함이 없다.

◆ 베네통 성공의 비결, 핵심은 직접 관리한다

= 이탈리아의 세계적 의류판매 기업인 베네통은 1980년대 글로벌 경영에 착수한 이후 고속성장과 혁신적 경영전략 등으로 학계와 업계에서 이목을 끌었다.

베네통의 주요 경쟁사가 아웃소싱에 의존한 반면에 베네통은 디자인과 날염 기술 등 핵심 기능을 본사에서 유지했다.

원재료는 전직 또는 현직 직원들이 운영하는 협력업체에서 저렴하게 공급받고 판매만 아웃소싱 하는 형태로 수직적 통합(vertical integration)을 이뤄냈다.

모든 해외사업장의 네트워크를 본사 중심으로 집중(centralization)했다. 베네통은 해외에도 공장을 두고 있지만 이탈리아에서 날염과 1차 가공을 하고 마무리 공정만 해외에서 진행했다.

베네통의 취지는 값싼 노동력이 아닌 안정된 시스템에 의해 해외 수익을 올리자는 것이었다. 지속적인 가치창조(sustainable value creation)는 단순히 비용을 낮추기 위한 해외공장 이전만으로는 이룩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이를 위해 베네통은 판매 부문만 경쟁사와 유사한 구조로 가고 공급과 생산망 부문은 베네통만의 특성을 유지해 고품질의 의류를 계속 판매할 수 있었다. 또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 정보기술(IT)을 활용해 거리의 장벽 없는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체계를 구축했다. 각국의 시장 반응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대응하는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 품질 경영을 위한 글로벌 스탠더드 시급

= 도요타나 베네통 등 글로벌화에 성공한 선진 기업들의 공통점은 국내 시장에서 구축한 검증된 품질경영시스템을 해외에서도 유지하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이 국내외를 막론하고 검증된 품질경영시스템을 동일하게 적용하면 의사소통이나 경영의사결정이 쉬워지고 품질검증 체계도 일관성 있게 가져갈 수 있다. 그럼으로써 브랜드 이미지에 맞는 좋은 상품을 계속적으로 생산ㆍ판매하게 된다.

최근 이물질 쇼크로 공포에 휩싸인 우리 기업들은 품질관리 해법을 찾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한 해법을 도요타의 TPS나 베네통의 수직적 통합과 같은 사례에서 찾을 수 있다.

국내외에 동일 시스템을 구축하게 되면 경영의사결정과 품질검증 체계의 일관성을 확보하게 된다. 그것이 결국 글로벌 경영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것이다.

이번에 터진 일련의 기업 위기들은 긍정적인 변화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이제 우리 기업들은 나에게 가장 익숙한 시스템을 세계화를 위한 품질경영시스템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생각해 볼 때다.

■공동기획 = 세계경영연구원
Posted by 세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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